취미는 숨쉬기, 특기도 숨쉬기!
외관
티끌 하나 섞이지 않은 순백의 머리카락은 그 위를 훑고 지나가는 빛에 쉽게 물들곤 했다. 푸른 하늘 아래서는 푸른빛을, 석양 지는 구름 아래서는 붉은빛을 그대로 받아 바람결에 살랑이는 것을 간단히 묶어내는 손길은 무심하기나 했다. 어깨에 닿아 이리저리 삐죽이는 대로 두고, 길게 내려온 앞머리가 안경을 덮어 제 시야마저 가린대도 그냥 그렇게 두었다. 그 덕에 하루 종일 나가 뛰어 논 아이들마냥 부스스해진 꼴로 돌아다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귀찮은 기색이 만연한 분홍색 눈빛은 반 정도는 제 눈꺼풀에, 남은 것 중 반절은 머리카락과 안경에 가려져 고작 열몇 먹은 아이치고 냉소적인 시선을 겨우 숨겨주었다. 얇은 다홍색 입술 새로 긴 말을 뱉어내는 일은 드물었으나 나름대로 자주 입꼬리 올려 웃는 일은 많았다. 그 행위의 결과가 따스한 미소가 아닐 뿐.
또래와 비교했을 때 결코 작지 않은 키는 순전히 유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외가와 친가 모두 키 작은 이를 찾아보자면 손에 꼽을 정도로, 초등학생 때에는 다른 아이들과 머리 하나씩 차이나곤 했다. 그 덕에 어른이 아닌 친구들과 대화할 때에는 내려보는 쪽에 익숙해져 있다.
얇은 아이보리색 가디건을 가지고 다니기는 했으나 아침과 저녁, 선풍기 바람이 차다 느껴지는 때에나 챙겨 입는다. 교복 셔츠는 오로지 편의를 위해 단추 하나를 풀었고, 리본은 제대로 묶이지도 않은 채 목에 걸쳐 두었다. 움직이다 언젠가 잃어버리겠지, 싶을 만큼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반바지 아래에는 검은색 단화와 종아리를 반 넘게 덮는 회색 양말을 신고 다녔는데, 둘 모두 새로 산 물건의 느낌이 만연했다.
이름
타카나하시 무츠키 / たかなはし むつき / Takanahashi Mutsuki
성별 / 키
F / 160cm
나이
14세
과/전공
보통과
성격
#나태 #염세적 #배금주의
어차피 세상은 돈 많은 놈들만 행복한 게 더러운 현실이야… 입에 달고 사는 말은 매사에 부정적이었으며, 그 끝의 결론은 결국 돈이 많아야 한다로 귀결되는 사고방식의 밑바닥에는 노력도 즐기는 것도 귀찮아하는 게으른 천성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다. 세상은 썩었고, 잘 살기 위해서 돈이 많아야 하는데 재능도 타고난 것도 없는 자신은 그저 이대로 뒹굴거리다 돌멩이나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하는 원초적인 본능과 편협하고 비관적인 사상은 어디에서 배워왔는지, 이보다 더 어릴 때에도 어린아이 다운 말보다 이룬 것도 쌓아온 것도 없는 서른 끝 줄의 백수 같은 말을 중얼대고는 했다.
기타사항
高橋 睦月
12月 17日|사수자리|벚꽃난|RH+A
부모님과 쌍둥이 언니, 무츠기 자신으로 이루어진 단란한 가족. 부모 모두 미와츠즈키 마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지만, 배우 활동을 시작한 언니의 편의를 위해 식당을 하시던 어머니가 가게를 접고 따라 나선지가 5년이다. 덕에 미와츠즈키 마을의 우편물을 책임지는 우체부인 아버지와, 도시 생활에 관심 없는 무츠기가 그대로 남아 휴식을 위해 고향을 찾는 둘을 맞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던가?
말수 적고 한 번 앉고 나면 꼼짝 않는 성질 덕에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그 특유의 기상천외한 말 덕에 쉽게 잊히는 인상은 아니었다. 미취학 아동일 적부터 그 집 아이 말하는 게 심상치 않다는 평을 달고 다니다,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을 마주하고 난 뒤에는 그 애 좀 특이하더라 하는 평마저 덕지덕지 따라붙었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불량학생은 아니더라도 수업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그대로 교과서를 덮어 다시 펴는 일이 없으니 성적이 좋을 리가 없었고, 앉아서 수업을 듣거나 문제를 풀면 되는 정규 과목과 달리 이런저런 활동이 뒤따르는 음악과 미술, 체육 시간에는 곧 죽을 날을 받아둔 사람 마냥 끔찍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에 더해 그 셋 중 어느 하나에도 재능을 보이지 못해 안타까워 보일 지경이었다.
그 외
좋아하는 것은 낮잠, 싫어하는 것은 귀찮은 것 전부. 즐기는 정도는 아니나 매운 것을 잘 먹고, 굳이 편식하려 들지 않는다. 아버지의 체질을 그대로 닮아 더위보다 추위에 약하다. 아무리 꽁꽁 싸매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산다 하더라도 겨울에는 꼭 한 번은 감기에 걸려 드러눕는다고.